서비스 기획 : 문구 위치의 중요성
이번에 맡은 프로젝트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였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직관적이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높은 연령 뿐만이나라, 청년층에게도 문의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서비스 기획'에서 사용자 입장이 언제나 일 순위가 되어야 하고, 그 입장에서 서비스를 여러 번 돌려봐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순간의 급급함으로 인해 적당히 타협하려는 자세는 버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마음이 그저 한 순간에만 있고 날아가지 않도록, 기록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남겨보고자 한다.
1. 동반 접수, 어떻게 받을 건데?
서비스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행사 참여를 위한 참가 등록 서비스이다. 동반 접수도 가능하며, 4가지의 행사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해 참가 등록을 신청하면 된다. '동반 접수' 이 부분이 기획 초기부터 말도 많았고, 지금 cs로 가장 많이 들어오는 문의이다.
맨 처음 동반 접수의 클라이언트 요구사항은
1. 대표자의 참관신청 등록폼 내에 동반자의 인적사항을 기재해서 동반접수로 묶게 해달라.
2. 동반자는 직계가족 뿐만이 아닌 친척 및 친구 등도 가능하다.
였다.
하지만 이 요구사항의 큰 문제는 직계 가족이 아닌 제삼자의 개인정보를 대표자가 마음대로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청자들은 모두 신원 확인이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동반자의 정보도 신원 확인에 필요한 주민번호/ 주소 등이 기재되는 것인데, 이는 명백하게 개인정보보호에 위배된다.
정말 이 문제 건으로 클라이언트랑 한 2주는 실랑이를 한 것 같다.. (물론 내가 실랑이를 한 건 아니지만...)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대 국민 참여이다보니, 조금이라도 편의성을 높이자는 입장이고, 우리는 정말 극성인 유저가 이걸 문제로 플랫폼에 딴지라도 걸면 후폭풍이 커지기 때문에 문제 될 만한 부분은 처음부터 배제하고자 했다. (법적으로 진행하는게 당연히 우선이 아닌가? 개인의 편의성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지만...)
변호사 자문이 왔다갔다하고, 두 번의 미팅을 진행하고 나서야 참가자 개인은 모두(미성년자 포함) 개별적으로 참관신청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2. 동반접수, 어떻게 알려줄 건데?
동반접수 방법은 정해졌으니, 이제 이걸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 것인가.
사실 이 부분이 우리(서비스 기획자)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즉, 내 역량이 많이 부족했다고 느끼는 것..... 흑..
CS 중 동반접수의 문의에 대한 대부분이 대표자 본인은 참관신청을 했고, 동반 접수 신청에 가서 동반자 정보를 입력 후 신청하려니 '동반자의 정보를 다시 확인해 주세요'라고 뜨고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알고 보면 10명 중 9명은 동반자들이 참관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동반접수 이용에 대한 안내는
1. 행사 사이트 내 동반 접수 신청 ' 버튼 위 ' 안내 문구
2. 참관 신청 완료 후, 완료 페이지 ' 하단 문구 '
3. 동반 접수 신청 페이지 진입 시, '안내 팝업'
4. 동반 접수 신청 페이지 '상단 안내 문구'
5. 동반 접수 신청 시, 참관신청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알럿 등장
총 5가지의 방법으로 이뤄졌다.
이 중 내가 느낀 가장 중요하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은 바로 3번과 5번이다.
처음 서비스를 오픈했을 때 동반 접수 안내 팝업 문구는 메인 카피 / 서브 카피 / 이용 방법 step 1.2.3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기서 아차 싶었던 것이 메인/서브 카피 모두 동반접수 신청을 위한 전제 조건 즉, 모든 인원이 개별적으로 참관 신청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던 것이다. 팝업 중앙에 콘텐츠로 소개를 해두었지만, 메인/서브에 가려지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중요하게 전달해야 할 내용을 가장 중요한 위치에 두지 않았다니... 이것은 정말 뼈아픈 실수.... 다신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그리고 또 다짐한다.
두 번째는 동반 접수 신청 버튼을 클릭 시에 등장하는 알럿 문구이다.
참관신청을 완료하지 않은 동반자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모든 동반자는 참관신청을 완료해야 합니다.라는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데, 단순히 동반자 정보를 확인하라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동반자의 '정보'는 제대로 입력했는데 왜 자꾸 확인하라는 거야?? 했을 것이다.. 그러게, 동반자의 정보는 맞겠지. 근데 그 동반자가 참관신청을 완료했냐가 관건이지......
이후 참관신청을 완료하지 않은 동반자의 정보를 입력 후, 동반 접수 신청 클릭 시 등장하는 알럿 문구를 '모든 동반자의 참관신청을 완료해 주세요'라고 변경했다.
**문의 이후 조치**
1. 안내 팝업의 서브 카피를 동반 접수 신청 조건의 내용으로 수정
2. 동반 접수 신청 시, 등장하는 알럿 문구를 왜, 신청이 안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수정
3. 그래서 효과는 어떤데??
일단,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동반접수 문의 건 수도 10 > 6으로 줄었으며, 6건의 문의 중에서도 몇몇 분들은 동반 접수를 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참관신청을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계셨다.
다만, 연령대 높은 분들에게는 아직 메시지 전달이 약한 것 같다. 이럴 때는 최대한 시스템적으로 처리해드리고 있다.
끝 마무리는 나쁜 경험이 되지 않도록... ㅎㅎ... 덕분에 요즘 CS 업무가 추가되었다. 하하... 2주만 잘 버텨보자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시 한번 사용자 입장에서의 기획, UIUX, 그리고 타협을 해야 할 것과 고수해야 할 것 등 여러 가지로 깨닫게 되는 점이 많았다. 단지 이러한 깨달음으로 뿌듯하다는 프로젝트라고 말하기엔 너무 포장하는 것 같고,.. (너무 힘듦.. ) 한 단계 성장은 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다.. 아직 ing인 프로젝트이니 부디... 조금만 덜 삐끄덕거리며 마무리되길 바라본다...